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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현주 작가 “지방자치는 우리의 삶을 바꿉니다”
전직 시의원이 무지를 자각한 후 발과 가슴으로 쓴 책
 
이균 기자 기사입력  2019/07/08 [10:21]
제 몫을 다하고픈 지방정치인과 민주주의를 꿈꾸는 시민이 알아야할 내용을 담았다는 정현주 작가.     © 데일리와이


지방정치인과 민주주의 꿈꾸는 시민이 봤으면

 

지방자치와 관련된 책이 나왔다. <지방자치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저자는 화성시의회에서 기초의원을 해본 정현주 작가. 그는 지금 정치를 하지 않는다. 그동안 공부에 매진했다.

 

시의원 시절 그는 팔 걷어 부치고 열심히 뛰었던 인물이다. 하지만 스스로 잘했다고 말 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방자치에 대해 너무 몰랐다 한다.

 

그래서 제 몫을 다 해내지 못함을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열심히만 뛰었지 핵심을 놓친 시간이 너무나 안타깝다는 정 작가. 그가 주민을 위해, 그리고 제대로 일하고 싶은 지방의원들에게 선물 같은 책을 내놨다.

 

이 책은 정 작가의 시민단체 활동과 4년간 의정활동을 정리했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무지를 자각하고 쓴 책이다. 맘먹고 나서 2년 6개월이란 시간이 걸려 탈고됐다.

 

정 작가는 지난 시의원 시절이 후회스럽기에 더 열심히 썼다. 정곡을 찌르려고 노력했다. 정치인 공무원 언론인 그리고 지방자치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정리했다.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모두가 공부해야 합니다. 특히 지역 정치인들은 더욱 더 연구하고 공부하길 바랍니다”

 

정치를 해봤기에 하는 소리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공부하라고 잘라 말했다. 찬찬히 읽어보면 살아있는 경험을 배울 수 있다.

 

꼭 정치인만 봐야할 책이 아니다. 제몫을 챙기고 누리려면 알아야 한다. 따라서 올바른 민주주의를 꿈꾸는 시민 역시 봐야 할 책이다. 앞으로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다음은 정현주 작가와 일문일답

 

-책을 낸 동기나 배경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개인적으로 화성시의원이 되기 전 시민단체 활동과 4년간 의정활동 경험에 정리하고 싶었다.

 

제 삶에 대한 의미의 그물망을 새롭게 엮어내는 과정은 굉장히 중요했다. 그러기 위해 성찰이 필요했다. 대학원 공부는 많은 도움이 됐다.

 

둘째, 의정활동을 자평하면 치열하게 분투했지만 잘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지방자치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이다.

 

무지를 자각한 후, 지방자치를 연구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지방자치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방 정치인들조차 자신의 역할과 권한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단체장과 의원이 되어 활동하는 현실이 아닌가.

 

-책을 구성함에 있어 중점을 둔 부분은?

실질적으로 이 책의 대 주제는 민주주의 즉, ‘사회적 삶의 운영원리로서의 민주주의. 지방자치를 책 제목의 전면에 내세웠지만 실상 지방자치는 소재에 해당된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지방자치와 분리될 수 없는 필연적인 연관성을 갖는다. 역사적으로 어느 나라나 집권과 분권은 대립해 왔다.

 

현대사회로 접어들수록 대부분 나라에서 집권보다는 분권이 강화되고 있다. 즉 분권강화는 민주주의가 더 확장·발전되는 것을 의미하며 당연히 지역의 참여 정치도 발전하게 된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대상은? 그 이유는?

우선 지역 정치인들에게 필독서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 책 한권으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자치를 이해하는 계기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행정직 공무원들도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입장에 따른 관점 차이를 극복하고 칸막이 사고를 해체해 통섭적인 사고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자체 산하 기관에서 일하는 분들도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자신의 전문성은 지방자치의 범주 안에서 발휘돼야 한다.

 

그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전문가일지언정 행정을 몰라 겪는 어려움과 갈등이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역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분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참여하는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재구성하고 참여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지역 언론인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지방자치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할 수 있을 때, 지역 언론인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명확하게 간파해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책을 쓰겠다고 생각하고 자료준비는 어떻게 했으며 얼마 만에 출간됐나?

책을 쓰겠다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문헌을 수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방자치에 대한 책이 많지 않았고, 원하는 문헌도 극소수였다.

 

대부분 대학 교재용이며 실무를 위한 전문서적에 치중돼 있다. 책보다는 논문과 법률 및 언론자료를 더 많이 참고했다. 심지어 제가 활동했던 과거의 경험도 신문보도 자료를 근거로 서술했다.

 

책 쓰기는 정확히 2016년 말부터 시작했다. 그러니 자료 수집과 연구 과정까지 포함해 26개월 만에 책이 출판된 셈이다. 한마디로 주름진 시간이었다.

 

-책을 쓰면서 어려웠던 점은?

지방자치와 행정학은 제 전공 분야가 아니다. 저는 미디어·문화연구를 전공했다. 주제와 소재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연관성에 대한 이론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초기에는 문화연구 방법론인 민속지학적인 글쓰기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참여해 사람들을 관찰하고 인터뷰할 여유가 없었다. 최대한 문화연구자라는 내 자신의 정체성과 관점을 잃지 않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다.

 

이 점이 다른 책들과 다르다. 모든 이론을 재구성하는데 실증주의 관점을 지양했다. 문화사회학적인 맥락에서 심층적으로 민주주의의 본질과 지방자치를 분석하려고 노력했다.

 

-완성된 책을 받아본 순간 기분은 어땠나?

사실 모니터 앞에서 글을 쓰는 행위 과정은 책의 물질성을 실감하지 못한다. 오히려 현대 사회에서 글쓰기는 컴퓨터라는 첨단 기술과 육체노동을 포함한 정신노동의 결합 과정의 연속이다.

 

지인에게 출판 소식을 알렸더니 발과 가슴으로 쓴 책이라는 간략한 평을 해주었다. 최고의 찬사라고 느꼈다. 2년 반이라는 주름진 시간 안에는 몇 개인가의 매듭이 얼룩져 있다.

 

제 발과 가슴이 이 책 한권에 모두 함축돼 있다. 누구에게나 자신이 쓴 생애 첫 책을 받는 것은 감격적인 순간이다.

 

제 개인사에서 직감적으로 역사적이고 중요한 순간이라고 느낄 때는 의외로 담담한 편이다. 이번에도 그렇다.

 

-발간된 책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했으면 하나?

대다수 사람들이 강력한 중앙집권에 익숙했던 역사적 배경 때문에 중앙정부만 민주적으로 운영되면 지방자치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내일 당장이라도 지방자치 중단 여부에 대해 찬반 투표를 한다면 지방자치를 하지 말자는 의견이 더 많을 것 같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는 불가분의 관계다. 그래서 지방자치 역사와 지방자치 중단 시기 시민들의 자화상을 의도적으로 세밀하게 서술했다.

 

자치 없는 민주주의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이 책의 의도는 지방자치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민주주의와 자치의 가치를 되새겨 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 결과 민주주의와 자치를 각성한 성찰적 시민으로서 공명하고 연대하며 지역에서 실천적으로 참여하자는 것이다.

 

 

 

-한국 지방자치에 대해 한 마디 한다면?

한국의 지방자치는 굴곡진 우리나라 현대사와 그 맥락을 함께 한다. 또한 강력한 중앙집권 때문에 우리는 단 한 번도 진정한 자치를 해 본 경험을 갖지 못했다.

 

정착기에 접어들었다고는 하나 현재 지방자치가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근원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다보면 구조적인 모순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지역의 생활정치 영역에서 발로 뛰는 다수의 정치인들이 존재하는 것이 엄연한 진실이다. 구조적인 모순 앞에서 좌절하지 않는 정치인들과 지역에서 비전을 가지고 참여하는 시민들이 자기조직화 할 때 지역의 공공영역과 우리들의 사회적 삶은 좀 더 민주화될 것이다. 지역에서의 주권 강화가 곧 구조적인 모순을 해소하고 지방자치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한다.

 

-지역의 정치인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무엇보다 연구하고 공부해야 한다. 현직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지방 정치에 입문하고 싶은 분들에게도 공부를 당부하고 싶다.

 

지역 정치인들 대부분은 생업이라는 활동의 장()에서 지자체라는 행정의 장으로 삶의 장이 이동한 경우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졌던 사람이라도 장이 달라지면 새롭게 달라진 장의 문법을 익히고 독해하기 위한 정신적 육체적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재구성하면서 행정 시스템을 익히고 현안에 대응하면서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자가 될 수 있다.

지역 정치인들이 조례를 활동의 중심축으로 삼기 바란다.

 

모든 행정은 법률 우선주의에 입각한다. 마찬가지로 지자체의 행정도 자치법규 우선주의로 운영돼야 한다. 지역의 현안과 민원 해결도, 예결산 심의도, 사업계획과 사업보고도 활동의 모든 것이 조례를 근거로 시작해 조례로 수렴되면서 끝나야 한다.

 

그래야만 행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행정직 공무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자치분권시대라는 말은 참여하는 시민시대라는 말과 그 의미가 다르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자치법을 전부개정하고 지방일괄이양법을 국회에 입법발의한 상태다.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들 때문에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자치분권 확대강화는 시대적 흐름이 되었다. 그러므로 지자체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주민의 역할과 권한뿐만이 아니라 참여자의 권한과 역할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지방자치에 대해 무지한 상태에서 참여할 경우 행정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알리바이용으로 주민 참여가 이용될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교육과 학습을 통해 참여의 질을 높여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주민·시민은 자연인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성되며 만들어지는 문화적인 존재다.

 

-앞으로의 계획은?

첫째, 하반기에 지자체의 현실을 실제적으로 분석한 논문을 쓰려고 한다. 기존의 논문 저자들은 대부분 학자 출신들이다. 학자들이 쓴 논문은 현학적이고 이론 중심적이다.

 

그들에게는 현장을 모르는 한계가 있다. 이론적으로 아무리 자치분권 강화를 주장해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저는 시민단체와 의회에서 현장을 경험했고 현안과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앞으로 제 논문은 현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둘째, 교육활동에 집중하고 싶다.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할 경우 지방의원의 전문 역량이 강화돼 의정활동의 기반이 것이다.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교육할 경우 지역에서 비전을 찾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해 성찰적 시민단체로 질적 발전을 할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지역의 크고 작은 친목 단체들의 문화를 바꾸는데 전력하고 싶다. 오늘날 대부분의 친목은 여가가 중심이다.

 

거기에 짧게라도 교육시간을 배치해 공부와 학습이 함께 이루어지는 여가 문화를 창조해 내고 싶다. 이미 몇 번인가 시도를 했다. 참여자들로부터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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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7/08 [10:21]  최종편집: ⓒ 데일리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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