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가 기업체의 정당한 건축 인·허가를 불허했다가 소송에서 패해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주는 등 각종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면서 예산낭비 비난이 거세다.

특히 시는 상급기관으로부터 받은 각종 포상금은 부서 회식비 등으로 써대면서 잘못된 행정에 따른 혈세낭비에 대해서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아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안양시는 동안구 관양동 동편마을 주민 10여명이 2013년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2014년 9월, 1심 패소에 이어 지난해 5월 항소심에서도 지면서 2억3000만원을 배상했다.

당초 도로로 수용한 관양동 동편마을 땅이 개발사업으로 택지로 바뀌면서 토지주들에게 우선매수청구권 규정을 통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달 뒤 또 다른 주민들이 제기한 3건의 같은 소송에서도 1심 패소 뒤 항소를 포기하면서 7억4000만원을 또 배상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91조(환매권)에는 '공공기관이 사업인정을 받아 공익사업에 필요한 토지를 협의 취득하거나 수용한 후 해당 공익사업이 다른 공익사업으로 변경된 경우 환매권자(취득일 당시의 토지소유자)에게 변경된 사실을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를 어긴 셈이다.

배상금은 시의 예비비로 집행됐지만 막대한 예산낭비에도 책임지는 공무원은 아무도 없었다.

지난해 말에는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 허가 번복으로 손해를 입은 동방산업이 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패소하자 수원지법 안양지원에 배상금 4억7000만원과 이자비용 등 5억6800여만 원을 공탁했다.

업체가 이를 찾아가면서 손배소송은 일단락 됐지만 잘못된 허가행정으로 인한 예산낭비는 고스란히 시민 몫이 됐다.

특히 동방산업 사업장 이전 문제는 이필운 시장이 지방선거 당선자 신분이던 2014년 6월 언론에 공식자료까지 배포하면서 전임 시장의 혈세낭비와 행정상 문제점을 강하게 비판했던 사안이다.

하지만 지난해 1월 동방산업이 제출한 건축허가 신청은 민원문제와 시설설치 기준강화 등이 거론되며 올 2월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재심의 결정을 내려졌다.

심의위에서는 관련법에도 없는 주민설명회 개최와 함께 환경·교통영향 자료가 요구됐고, 동방산업은 자체 비용을 들여 외부 용역기관에 의뢰해 관련 자료를 제출했고 주민설명회도 개최하려 했지만 반대 주민들이 거센 항의로 무산됐다.

이미 동방산업은 행정소송에서도 대법원까지 이겼지만 건축허가가 불허돼 또다시 소송이 제기되면 외부 용역에 들어간 비용은 다시 배상의 중심에 서게 된다.

이 시장이 취임하면서 전임 시장이 임명한 사람들에 대해 무리한 법적용을 통해 해임을 남발하다 오히려 돈만 물어주는 사태도 발생했다.

지난해 7월 안양시설관리공단 김봉수 전 이사장이 낸 해임처분취소 소송에서 패소한 안양시는 지난달 항소심에서도 지면서 최근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시는 2014년 7~9월 시설관리공단에 대한 감사에서 김 전 이사장의 업무추진비 부당사용과 회계서류 조작 등을 적발해 같은 해 10월 해임처분을 내렸지만 해임통보 전 사전통지나 의견제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발생해 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했다.

공단 측은 지난 19일 김 전 이사장의 잔여 임기에 대한 인건비와 퇴직금 등 9000여만 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안양문화예술재단도 지난해 6월 임용 당시 결격사유 등을 들어 A본부장과 B부장을 해임했지만 같은 해 10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복직판결이 나면서 이들은 올 1월1일자로 복직했다. 이들에겐 밀린 급여 5000여만 원이 지급됐고, A본부장은 지난달 20일 조기퇴직에 따른 잔여임기 1년 급여의 절반인 3000만원을 별도로 지급받고 퇴직했다.

하지만 재단 측이 최근 또다시 공모를 통해 본부장을 채용하면서 A본부장 조기퇴직 명분이 논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