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총선 이후 여소야대 정국에서 경기연정으로 주목받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연정 선점 남경필 지사...총선 후 대권후보로 급부상

“연정을 브랜드로 삼아 대선을 겨냥하는 자세는 NO”
“연정, 단순히 정치적 홍보수단으로 생각해서는 안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경기도백에 당선된 후 자연스럽게 ‘잠룡’의 대열에 합류했다. 그런데 지난 20대 총선이 끝난 후에 조기등판론이 나오면서 몸값이 치솟았다.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것이다. 그 배경은 중앙정치 구도의 변화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패배했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3당 체제에 들어섰다. 여소야대의 형국이 됐다. 자연스럽게 협치(協治)나 연정(聯政)이 화두가 됐다. 그런데 남 지사는 이미 연정의 중심에 서 있었다.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 이후 경기도에서 연정을 실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 지사의 가치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경기연정의 허와 실을 짚어봤다.

경기연정엔 경기도민이 없다

연정(聯政)이란 단어가 주목을 끈 것은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 때다. 당시 남경필 후보는 경기도정을 연정으로 풀어나가겠다며 공약을 발표했다. 남 지사는 당선됐고 마침 경기도의회 구도 역시 여소야대가 됐다. 경기도의회의 협력 없이는 도정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이를 원활하게 풀 수 있는 것이 바로 연정이었다. 남 지사는 야당에 부지사 자리를 내놓겠다며 연정을 제시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남 지사가 제시한 연정을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

수차례 대화를 통해 부지사 직책과 함께 정책연합으로 가닥을 잡았고 합의점을 찾아냈다. 대한민국 역사상 지방정부에서의 연정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기도민은 없었다. 새정연과 신임 남경필 도지사간의 조건을 대화만이 있었다. 이를 두고 지금까지 말들이 많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도민의 의견이 빠졌을 뿐만 아니라 도민에게 연정과 관련된 어떤 의견도 묻고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경기도민의 의사를 물어 봄에 있어 꼭 투표를 통해 하라는 말이 아니다. 최소한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경기도민의 의사를 묻고 또 물었어야 했다”며 아쉬워했다.

경기도 연정을 위해 6개월의 협의기간을 거쳤다. 그 결과 20개 항목으로 된 한 페이지 반짜리 정책합의문을 만들어 냈다. 20개의 정책합의문을 가지고 1270만의 경기도정을 이끌어 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경기도의 정책합의문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포괄적이고 정치적 위임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김현삼 대표는 "경기연정 1기는 연정에 대해 잘 모르고 서툴게 시작했다. 1기 연정은 시작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2기에서는 연정합의문을 꼼꼼히 작성해 1기의 단점을 보완 하겠다"고 말했다.

▲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014년8월5일 오전 경기도지사 집무실에서 연정 합의를 마친 여야 정책협상단 및 관계자들과 함께 연정합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연정은 가짜연정, 1.5연정

지난 4.13 총선이후 남경필 지사가 대권 후보로 급부상했다. 이유는 3당 체제로 재편된 국회에서 연정이나 협치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자연스럽게 연정을 실시하고 있는 남경필 경기지사 주목 받게 된 것이다.

정치평론가들은 남경필 지사의 연정이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저항도 거세다. 남경필 지사의 연정은 가짜연정, 1.5연정 등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지난 5월 26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기연정 평가 및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남 지사가 연정을 대권을 위한 홍보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노동일 경희대 법대 교수는 "연정을 브랜드로 삼아 대선을 겨냥하는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은 비공개 토론회에서 경기연정이 남경필 지사의 이미지 메이킹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상적인 도정 업무까지도 연정으로 재포장하고 과대포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연정의 결과물인 사회통합부지사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부지사 스스로 갈등의 중재자로서 집행부와 도의회의 가교역할을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경기대 정치대학원 박상철 원장은 "연정은 충분히 대권으로 가기 위한 가치 있는 일"이라며 "하지만 연정을 단순히 정치적 홍보수단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도민의견 없는 토론회 여전  

최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은 비공개로 진행된 ‘경기도 연합정치의 미래’를 주제로 비공개 토론회를 열고 경기연정 1기를 돌아보며 경기연정 2기를 논했다.

토론회에서는 연정의 지속적인 필요성에 공감했다. 연정 주체 간 ‘윈윈’을 하기 위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토론회에서는 정치적인 이야기들은 오갔지만 정작 경기도민의 의견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연정은 정당이나 정치인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 경기연정의 가장 중요한 주체는 경기도민이다. 경기연정을 제안한 남경필 지사도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도 아니다.

국가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경기도 역시 마찬가지다. 경기도의 모든 정책은 경기도민을 위한 것이다. 남경필 지사나 경기도의회를 위한 것이 아니다.

경기대 정치대학원 박상철 원장은 "국민의 뜻을 묻지 않고 시작된 연정은 없다. 독일의 경우 국민에게 묻고 당원에게도 묻는다"며 "도민의 동의없이 시작된 경기연정이기 때문에 남 지사의 연정이 본질이 배제된 가짜 연정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 지난 5월, 독일의 연정경험 공유를 통한 경기도 연정 발전방향을 모색하고자 관계자와 논의하고 있는 남경필 지사.

경기연정 2기 어떻게 가야하나?

경기연정은 경기도의회의 여소야대의 절박한 상황에서 도정을 운영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 탄생했다. 원활한 도정은 도민을 위한 것. 따라서 경기연정 2기에서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1기 연정에서 빠진 경기도민이다.

경기대 정치대학원 박상철 원장은 경기연정 2기는 기본에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1기에서 놓치고 지나 간 것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는 말로 해석된다.

경기시민사회포럼 손혁재 공동대표는 연정 토론회에서 "경기도민의 눈높이에서 도민들이 가장 바라는 정책이 무엇인가를 최우선 가치와 기준으로 삼아야 경기연정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해 경기연정에 경기도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충분한 협의’다. 경기연정 1기에서 6개월의 협의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허송세월을 보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래서 경기연정 2기에는 충분한 협의를 통해 꼼꼼하고 디테일한 연정합의문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남경필 지사는 연정 2기에서 경기도의회와의 협력관계 설정에 그치지 않고 도내 국회의원들과도 협력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귀담아야 들어야 할 대목이다.

또 경기연정 2기의 성공을 위해 경기도내 여야 국회의원들이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 힘을 합치도록 이끄는 리더십 발휘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연정을 통해 초대 경기도사회통합부지사 직을 수행하고 있는 이기우 부지사가 ‘2016 수원시사회적경제 한마당’에 참석한 모습.

연정이란?

협력정치로 하나의 구체적인 표현으로 연합정치라고 할 수 있다.

혼자하기 힘든 상황이나, 협력을 할 수 밖에 없거나, 절대 다수당이 없을 때, 야당과 여당의 협력정치를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강력한 형태를 갖춘 것 중에 하나가 연합정치다. 같이 서로 힘을 합쳐야만 민주주의가 말하는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는 정치와 정책을 만들어 낸다.

연정의 종류에는 먼저 대연정과 소연정으로 나뉜다. 또 선거전에 후보단일화나 당대당으로 선거전에 선거연합을 하는 경우가 있다. 선거 후 협력을 하는데 정책을 서로 연대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정책연합이라고 한다. 또 자리를 나누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 장관을 여야가 나눠 맡는다. 이것을 정부연합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