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3일 오후 도지사 집무실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행정1·2·사회통합부지사 및 관련 실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준예산 관련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경기연정 실시초반에는 손발척척...시간가면서 딴길

연정(聯政)이 화두가 된 정치판. 중앙정치 지방정치 모두에 해당된다. 경기도는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 이후 연정을 실시하고 있다. 전국 최초다. 그 가운데 남경필 경기지사가 있다. 총선 이후 남 지사 몸값이 오른 이유다. 남 지사의 가치에 큰 변화를 주고 있는 ‘경기연정의 허와 실’을 시리즈로 짚어봤다. 이번 호에서는 연정실시 이후 발생한 연정부재로 연정의 몫을 다하지 못한 사례를 분석했다. 

경기연정 기획시리즈 연재순서

1. 경기연정에는 경기도민이 없다
2. 경기연정 합의문 분석
3. 연정2년 제 역할 못한 경기연정
4. 경기연정에 대해 쏟아진 말말말 
5. 대권홍보물로 전락한 경기연정
6. 2기 경기연정 이렇게 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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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불협화음...연정 무색해

지난해 말 경기도의회는 누리과정 예산편성 문제로 2015년 12월31일 자정까지 2016년도 예산을 처리하지 못했다.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은 누리과정 예산을 삭감한 경기도교육청의 2016년도 예산안을 통과 시키려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틀간 의장석을 점거를 감행하면서 예산안 통과를 막았다. 결국 경기도는 준예산 체제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2016년 새해가 됐어도 누리과정과 관련한 더민주와 새누리당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갈등은 계속됐다. 수차례의 협의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연정은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2014년 6.4지방선거가 끝나고 경기도의회 구도가 여소야대가 됐다. 경기도의회의 협력 없이는 도정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남 지사는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연정을 제안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책연합을 하자고 역제안을 했다. 남 지사는 이를 수용했다. 경기연정은 이렇게 시작됐다.

경기연정 초반은 순탄한 듯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재의요구한 경기도 생활임금 조례를 통과시켰다. 경기도형 생활임금 시대를 열었다. 또 학교급식 예산을 공식적으로 확보했다.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인정하며 얻은 결과였다.

이밖에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로 산하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열었다. 많은 기득권을 내려놓은 셈이다. 소통을 통해 적임자를 임명하는 데 여야는 뜻을 모았다. 그만큼 노력도 많이 했다. 그 노력에 많은 박수도 받았다. 

하지만 만사가 형통하지 않았다. 누리과정과 같은 새롭게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서 연정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한계를 노출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경기연정이 정치적 환경에서 핵심기능을 담당하는 연정실행위 역할 부재를 꼬집는 분위기다. 집행부와 의회간의 소통, 더민주 의원들과의 소통에 소홀했다는 견해가 많다. 전문가들조차 누리과정 문제 앞에 연정실행위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도청 점거 32일...실종된 연정

경기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경기420공투단)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난 5월13일 경기도청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경기420공투단은 32일 후인 6월13일 풀었다.

이 과정에서도 연정은 없었다. 경기420공투단의 경기도청 점거농성의 원인은 불통이었다. 경기420공투단은 장애인의 5월13일 경기도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계획했다. 기자회견 10여일 전 남경필 경기도지사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기자회견 당일 도지사 면담은 거부됐다. 경기420공투단이 원한 것은 남 지사와의 면담이었다. 하지만 단칼에 거절당했다. 남 지사는 나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불법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는 것이 주변의 해석이다.

하지만 불통은 결국 32일간의 경기도청 점거농성으로 이어졌다. 원칙도 중요하지만 소통의 창구는 가동했어야 했다는 의견이 많다. 게다가 연정을 악용한 경우도 있었다. 남 지사는 이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에게 역할을 넘기는 등 연정이 소통이 핑계가 되기도 했다.   

경기420공투단 관계자는 따르면 핑퐁게임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는 남 지사와의 면담에서 입증됐다. 남 지사는 경기420공투단 관계자에게 “직원이 결재를 올리니 결재를 할 뿐이지 어떻게 할 수 있는 명분이 없다”며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에게 넘겼다”는 말을 했다는 것.

경기420공투단은 이기우 부지사를 만나기도 했다. 이 부지사 역시 책임 있는 답변은 내놓지 못했다.

이 부지사는 경기420공투단 관계자에게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남 지사가 안 된다면 어쩔 수 없다. 모든 권한은 도지사에게 있다"는 입장만 전했다.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는 경기연정의 상징적 존재다. 그러나 그 몫을 다하지 못했다. 경기연정의 상징적 존재인 사회통합부지사의 위상과 역할에 한계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놓고 대안을 제시했다. 사회통합부지사는 경기도정의 파트너로 도지사와 정치적으로 대등한 위상을 수립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