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가 도청사가 점거당한 후 설치한 스피드게이트     © 이종성 기자

경기420공투단 도청점거에 바로 설치 ‘빈축’
장애인 출입위한 자동문개보수 요구는 ‘묵살’

경기도가 스피드게이트(자동인식 출입시스템)를 설치했다. 스피드게이트는 대기업은 물론 주요 관공서가 청사방호와 보안강화를 위해 대부분 설치한다. 

그러나 경기도는 지난 5월 경기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의 경기도청 점거농성이 설치 배경인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420공투단이 도청사를 점거하고 도와 협상을 진행할 당시 도를 대표하는 건물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출입이 어려우니 자동문으로 개보수 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도는 이런 요구는 묵살했다. 오히려 청사방호를 위한 목적이라면서 자동문으로 개보수가 아닌 스피드게이트를 설치했다.

420공투단 관계자는 "당시 출입문을 자동문으로 해줄 것을 요구했다. 스피드게아트가 아닌 자동문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했다"며 "이렇게 자동문이 아닌 보안이 더 강화된 스피드게이트로 바뀐걸 보니 남경필 지사는 역시 이미지 정치의 달인"이라며 허탈해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그동안 보안과 청사 방호를 위해 스피드게이트 설치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다"며 "지난번 도청 점거 사태를 계기로 설치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스피드게이트 설치 전에는 안내데스크에서 방문 목적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 주면 도민 누구나가 자유로이 도청사를 출입했다.

하지만 스피드게이트가 설치되면서 임시출입증을 발급 받아 1명씩 출입을 하고 있다. 도의 해명대로 일반인들의 통행이 더 강화되는 만큼 보안유지와 청사방호에 한결 유리해진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보안유지와 청사방호를 위해 설치했다고 하지만 이는 도민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도는 신청사를 오는 2017년 6월에 착공할 계획이다. 도는 지난 4월 26일 신청사 건립 계획과 비전을 담은 '신청사 융복합개발 마스터플랜' 확정했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경기도 신청사는 경기융합타운 전체 부지 11만8200㎡ 가운데 2만㎡ 부지에 연면적 8만6770㎡ 규모로 2017년 6월 착공, 2020년 완공될 예정이다.

불과 4년 뒤면 도청사가 신청사로 이전한다는 얘기다. 도는 이번 스피드케이트와 CCTV 설치를 위해 1억4천192만3000원의 예산을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