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탈당선언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최악의 경우 연정파기 시사 
더민주, 대선행보로 인해 도정 소홀하면 책임추궁
남 지사 탈당에 도민들 반응 술렁술렁 찬반 엇갈려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결필 경기도지사가 내년 1월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나섰다. 중앙 정치에 집중하는 사이 남 지사의 역점사업과 경기연정 과제예산이 삭감되거나 축소됐다. 도지사의 탈당으로 도민은 물론, 도청 공무원들 역시 혼란스럽다. 남 지사는 경기도백이지만 도정보다 중앙정치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무당파 도지사가 이끌고 있는 경기도의 변화와 남 지사의 행보를 들여다봤다.

새누리당 탈당 무당파 도지사

남 지사는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지난 11월22일 새누리당의 해체를 요구하며 김용태 의원과 탈당을 선언했다.

남 지사 "대통령은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기초로 헌법을 수호하며 공익을 위하여 국가를 통치해야 한다"며 "헌법의 가치를 파괴하고 실정법을 위반해 가며 사익을 탐하는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최고의 권위를 위임 받을 자격이 없다"며 새누리당을 전격 탈당했다.

이어 "정당은 정당다워야 한다. 바른 정당은 국민과 공익을 앞세우며, 시대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며 "정당이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의 사익을 위해 존재하는 순간, 그 정당의 존재 이유는 사라지는 것이라며 새누리당 친박을 겨냥했다.

또 "정당의 지도자들이 특정권력에 맹종하며, 불의와 불법에 눈감고,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게 되면, 이는 사이비 종교집단과 다를 게 없다"고 비난했다.

남 지사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정당다움을 잃어 버렸다"며 "새누리당으로는 자유와 나눔, 배려의 가치 그리고 미래비전을 담아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거스를 수 없는 역사와 국민의 명령에 따라 오늘 생명이 다한 새누리당을 역사의 뒷자락으로 밀어내고자 한다"며 "시대와 가치 그리고 국가시스템의 교체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혀 대권 도전의 의지를 밝혔다. 정치인으로 소신있는 판단일 수 있다.

하지만 남 지사의 탈당에 경기도와 도민은 없었다. 사전에 감지된 어떤 것도 없었다.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행보만 있었을 뿐이었다. 갑작스런 탈당소식은 도민을 놀리게 했다. 그리고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경기도민은 새누리당의 남경필 후보를 경기도백으로 선택했다. 이는 집권당의 당적을 가지고 경기도정을 잘 이끌기를 바람의 표현이다. 따라서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연정예산 줄줄이 삭감, 역점사업 흔들

남 지사의 탈당은 경기도예산 삭감으로 나타났다. 연정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12월13일 제315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에서 2017년도 경기도 예산안 6조9757억 원을 가결했다.

이날 남 경필 경기도지사는 예산안 가결에 대해 "여야가 합의한 2기 경기연정의 첫 연정예산은 도정의 각 분야에서 강력한 추진동력으로 자리매김하리라 확신한다"며 "일자리 창출과 서민 및 취약계층 복지, 보육 등 도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단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구체제를 청산하고 힘찬 도약을 해야 한다"며 "의회와 집행부, 여와 야. 경기도와 교육청이 보여준 협치가 바로 미래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남 지사의 의견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남 지사의 행보에 안개가 자욱하기 때문이다. 남 지사는 지금까지 대선주자로 중앙정치에 적잖은 관심을 보여 왔다. 그 원동력은 경기연정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남 지사는 최순실 사태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당연히 자신의 진로에 대해 깊은 고심에 빠질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처럼 남 지사의 행보에 변화가 옴으로써 경기도정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남 지사의 역점사업인 2층광역버스 예산과 일하는청년통장Ⅱ 사업예산이 삭감됐다. 또 2층광역버스 사업 관련해 국비를 요청했지만 이 역시 실패했다. 연정과제의 하나인 공공임대상가 사업비 역시 삭감됐다.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층버스 예산의 삭감에 대해 일부 시군의 반대와 국비 확보의 미비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와 관련해 도는 150억 원의 국비를 요청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편성되지 않았다.

또 일하는청년통장Ⅱ 사업 예산 역시 삭감됐다. 예결위는 사업대상자가 9000명이 과다하다고 판단했다.

일하는청년통장Ⅱ 예산 142억원 가운데 47억 원을 삭감했다. 95억 원의 예산이 남았다.

예산 삭감으로 일하는청년통장Ⅱ의 수혜자는 9천명에서 4천명으로 많이 줄게 됐다.

또한 연정과제인 공공임대상가 사업비 20억 원도 삭감됐다.

남 지사가 꼼꼼하게 챙겼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탈당하지 않았다면 그 결과는?

남 지사의 정치적 결정은 자신의 향후 행보와 무관하다 할 수 없다. 남 지사가 중앙정치에 몰두하는 동안 자신의 역점사업에 대한 예산이 날아간 셈이다. 한마디로 자신의 정치적 진로로 인해 도정을 챙기지 못한 모양 세가 되고 말았다.

경기도의회, 민주:새누리 엇갈린 방응

경기연정이 남 지사의 탈당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남 지사의 탈당으로 경기도의회 새누리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1월22일 오전, 탈당에 앞서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한 남 지사는 도의원들에게 탈당의사를 밝혔다.

이에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은 남 지사의 탈당과 관련해 "참담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당시 남 지사는 탈당의 배경을 설명하며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도의원들은 "국가적인 비상상황에서 남 지사의 선택은 옳지않다", "도민은 연정을 이어가길 원하고 있다", "철회하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같은 날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침몰하는 세월호를 탈출하는 제2의 선장을 보는듯한 참담한 심정"이라며 최악의 경우 연정을 파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연정의 닻을 올린 남지사가 새누리당을 탈당한 이상, 새누리당은 경기연정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기도의회 새누리당은 연정과 관련해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해 연정 파기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남지사의 탈당에도 불구하고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약속한 경기 민생연정을 도민을 위해 변함없이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국기문란 행위에 대한 비판과 함께 자신이 몸담은 정당을 탈당한 남지사의 고뇌에 경기연정 파트너로써 연민을 느낀다"며 "남 지사가 정당을 떠나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이 바로 서는데, 새로운 시대정신을 점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해 새누리당과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남 지사가 대선 일정 때문에 도정을 소홀히 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은 도민과 함께 그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당 창당 선언...도정공백 염려

남 지사가 김용태 의원과 탈당을 선언하면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지 관심이 모아졌다. 탈당 이후 남 지사는 줄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했다. 하지만 큰 주목을 끌지는 못했다.

그 후 남 지사가 선택한 카드는 신당창당. 남 지사는 새누리당 탈당 19일 만인 지난 12월11일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남 지사는 김용태 의원 등 새누리당 탈당파 12명과 신당창당을 위한 실무단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날 이성권 전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신당에는 대한민국 국민 누구든 들어올 수 있다"며 "새로운 가치에 동의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신당에 문호가 열려있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국민의 목소리를 담지 못하는 그릇은 깨고 새로 만들어야 한다"며 "새누리당의 재산 모두를 국고에 헌납하고 법적으로도 해체해야 한다"며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했다.

또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는 촛불민심이 보여줬다"고 밝히며 "도지사로서 국가 리더십의 공백을 메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새로운 정치혁명 운동에 미래 대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남 지사가 미래 대안을 만들겠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남 지사의 정치력 한계와 또 당장에 경기연정에 미칠 영향, 그리고 경기도정 운영에 어떤 영향을 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