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전투비행장 화옹지구 이전을 시장직을 걸고라도 막아내겠다고 말하는 채인석 화성시장     © 이종성 기자

어떤 정치적 탄압 행정명령 듣지 않겠다...그의 운명은?
선출직 공직자로 깊어지는 정치적 고민...그의 조력자는?
서부지역 가치는 독보적 수도권주민들 땅...역사적 판단은?

채인석 화성시장이 운명의 정점에 섰다. 바로 수원전투비행장 예비이전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채 시장은 “시장직과 정치명운을 걸고 막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일단 결의는 밝혔다. 하지만 눈앞에 닥친 지방선거. 그리고 동서로 나눠진 시민의 갈등. 정부를 상대로 싸워야 하는 버거움 등 결코 만만찮은 산이 그의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채 시장의 묘수는 무엇일까? 수원전투비행장 화성 이전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만큼 그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채인석, 시장직 걸고 이전 반대

채인석 화성시장은 "시장직과 정치적 명운을 걸고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시 화옹지구 이전을 막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채 시장은 지난 3월7일 남양읍사무소에 열린 '시민과 情담은 대화' 모두 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3선 포기하겠다"며 "임기 동안 어떤 정치적 탄압이나 행정명령이 있어도 듣지 않겠다"며 수원전투비행장 화옹지구 이전을 막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3선포기’ ‘외압불복’ 채 시장에게 큰 의미가 있는 발언이다. 하지만 당장 눈앞에 내년 지방선거가 있다. 선출직 공직자로 시민의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채 시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바로 공천이 걸림돌이라는 것. 수원전투비행장 이전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수원의 김진표 의원이 대선 후보로 뛰고 있는 문재인 후보의 공동선대본부장과 일자리 창출 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영향력 있는 거물이라는 뜻이다.

채 시장의 공천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정치인 채인석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 시장은 수원전투비행장 화옹지구 이전을 결사반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채 시장의 선택은 무엇일까?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채 시장의 강력한 반대의지를 보면 일단 지방선거는 염두에 두지 않겠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김진표 의원을 비롯한 중앙당 의견과 대치되더라도 화성시장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 강하다. 결국 채 시장으로서는 공천과 이전반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운명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원칙과 소신을 갖고 선택한 결정이 때가오면 큰 자산이 될 것이라는 해석도 있기 때문이다. 채 시장의 선택은 바로 지금당장이 아니라 멀리보고 행보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화성의 미래는 동서 균형발전을 통한 내부통합이라고 말하고 있는 채인석 화성시장

시정으로 확인된 채 시장 의지

채 시장은 3월21일 화성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미 공군 폭격훈련장이었던 매향리를 비롯한 화성서부지역에 화성드림파크와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도로개설 등 2천여억 원의 예산을 투입 중이라고 밝혔다.

또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뎠던 서부권 개발을 위해 궁평리 종합관광지, 황금해안길 조성 등 관광산업 육성과 신안산선을 향남까지 연장하고 이와 연계한 송산그린시티, 향남 신도시 개발 활성화, 기아자동차 앞 500만㎡ 규모로 자동차 산업단지 조성에도 적극 지원한다고 계획이다.

이 말에서 채 시장의 선택을 엿볼 수 있다. 채 시장은 그동안 공언한대로 자신의 정치적 명운을 걸고 수원전투비행장 화옹지구 이전을 막아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채 시장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보다 화성시와 화성시민을 그리고 화성시의 미래가치를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채 시장은 화옹지구에 대해 "서부지역의 가치는 독보적이다. 시대의 가치가 바뀌고 있다. 이곳은 화성 땅도 아니고 수도권 주민들의 땅"이라며 "우리 자식들이 시대와 환경 레저를 배우고 주민들과 시민들이 힐링 하고 교육받는 공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수원전투비행장 이전을 반대하는 역사적 명분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얽히고설킨 화성시 주변상황

채 시장의 정치적 명운을 걸겠다는 말은 정치적으로 매우 복잡한 해석을 낳는다.

화성시는 동부권인 병점과 동탄지역에 인구가 밀집해 있다. 동부권은 현재 수원전투비행장과 인접해 있는 지역이다.

또한 화성시는 갑.을.병 세 군데 지역구로 나뉜다. 갑 지구에는 자유한국당의 서청원 의원이, 을 지구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병 지역구에는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현역 국회의원이다.

채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자치단체장이다. 지역구 의원과 긴밀한 관계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을과 병 지역구는 수원전투비행장 인근이다. 그동안 소음과 재산권 행사 등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이다. 수원전투비행장 이전을 찬성하고 있다 쪽에 무게 중심이 실리는 것이 사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곳을 지역구로 활동하고 있는 이원욱 의원과 권칠승 의원은 그 나름대로 복잡하다. 채 시장처럼 반대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닌 셈이다.

그렇다고 찬성하기에는 서부지역 주민의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 채 시장을 지원할 수도 없다. 채 시장 역시 이들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채 시장의 행보는 더욱 외로울 수밖에 없다.

이원욱 의원과 권칠승 의원은 수원전투비행장 이전을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화성으로의 이전은 반대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