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의회 노영관 의원이 도시공사 설립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 이종성 기자

1000억 투자사업 서너달 만에 졸속추진해서야
세밀한 현황파악과 분석 후 타당성 있을 때 추진
전문가, 개발포화로 도시공사 수익내기 어렵다 해
수원시정연구원 예비연구용역 자료 허술함 지적

수원시가 추진 중인 '수원도시공사' 설립에 제동이 걸렸다. 수원시의회는 지난 달 30일 제327회 제1차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수원도시공사 설립을 위한 출자 동의안 의결을 보류했다. 이날 노영관 의원(국민의당, 영통 1동,2동, 태장동)은 '수원도시공사 설립을 위한 출자 동의안(이하 동의안)'에 이의를 제기하며 본회의 정회를 요청했다. 정회 후 수원시의회 의원들은 숙의에 들어갔다. 이날 출석한 의원들은 전원 동의안 보류에 찬성했다. 또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당론으로 동의안 반대를 결정했다. 동의안에 이의를 제기하며 의결 보류를 이끌어낸 노영관 의원을 만나봤다.

수원도시공사 설립 면밀한 검토필요

수원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는 지난 달 21일 만장일치로 수원시가 제출한 동의안을 통과 시켰다.

이날 기획경제위원회에서 의결된 동의안은 6월 30일 수원시의회 제327회 제1차 정례회 2차 본회의를 통과하면 수원시는 내년 1월 2일 정식 출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본회의에서 제동이 걸렸다. 노영관 의원이 "현재 수원도시공사 설립계획안과 맞물려 수원시시설관리공단 조직변경 동의안과 수원도시공사 설립을 위한 출자동의안에 대해 이의가 있다"며 "이 계획은 단기계획에 따른 성급함에 예산 낭비만을 초래할 뿐"이라며 수원도시공사 설립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결국 수원시가 제출한 동의안은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의결보류됐다.

노 의원은 동의안에 대해 “단기계획에 따른 성급함에 예산 낭비만을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하면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적자 도시공사가 아닌 시작부터 흑자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적자에 허덕이는 인근 지자체의 도시공사를 예로 들면서 의도만 좋을 뿐 세밀한 현황 파악과 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주먹구구식 동의안이라고 꼬집었다.

설립 절차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노 의원은 "설립 절차에 있어서 많은 미비점과 허술함이 드러나 있다"며 "시민공청회도 누락되어 있다"고 시민과의 소통부재를 지적했다.

이어 "동의안이 예산안에 올라오기 전에 저희 의회에서는 들은 바가 없다"며 "지난 회기 때조차 일언반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의회와 불통에 시민공청회 조차 안해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의회는 새로운 재정부담을 수반하는 조례나 안건을 의결하려면 미리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을 들어야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노 의원은 "1000억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면서 3∼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의 추진과 공사 설립을 막연한 사업시행으로 인해 혈세 낭비를 자행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수원시정연구원의 예비연구용역 자료의 허술함도 지적했다. "지방공기업 경영정보시스템에 있는 자료를 그대로 옮겼다"며 "시민들조차도 찾아서 쉽게 볼 수 있는 내용조차도 누락된 자료를 가지고 뭘 얼마나 심도 있는 분석을 했는지 묻고 싶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자료를 보면 흑자관련 자료만 있을 뿐 부채나 세밀한 재무 상태에 대해 언급되어 있지 않다"며 "전반적인 세세한 비교분석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하물며 각 지역별 공사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세밀한 사항도 없이 어떤 근거로 타당성 분석을 마쳤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인근 지자체의 도시공사를 보면 대부분의 공사가 많은 부채 비율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수권자본금을 늘려가며 운영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자본출자금의 15배, 수권자본금의 6배를 조례 개정을 통해 늘려 운영해 오고 있다.

노 의원은 "지금과 같이 대기업도 주춤하고 있는 경기 불황에 전문성도 결여된 지자체에서 섣부른 사업은 재정의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며 진단했다.

이어 " 한 건설사의 간부는 '수원의 경우 남아있는 땅이 없고 이미 개발이 포화상태이기에 개발사업에 한계가 있으며, 난개발로 인해 여러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며 수원도시공사의 경우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분석했다.

전문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노 의원은 "인력 운영과 구성에 있어 수원시의 경우를 보면 현재 각 산하기관의 시설 중 대부분이 전문성보다는 퇴직공무원이 맡고 있어 전문성이 결여되고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심도 있는 고려 속에 전문경영능력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고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해야 진정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기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노 의원은 "시민과 시의회 집행부가 참여하는 TF팀을 구성해 세밀하고 철저한 비교분석과 의회의 검토와 시민의 공청을 통해 설립 절차를 밟아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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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수원도시공사는

수원도시공사는 공공기관 이전으로 생긴 약 10만㎡에 달하는 종전부지 개발과 R&D 사이언스 파크 설립 등 수원시의 핵심 현안을 담당할 계획이다.

단기 과제로는 ▲종전부동산 개발 ▲수원 R&D 사이언스 파크 조성사업 ▲화서역 환승주차장 복합센터 개발 ▲망포동 환승센터 건립 등 4개를 선정했다.

수원도시공사는 자본금 50억 원과 망포역·화서역 일대 부지 공사채 발행을 통해 960억 원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총 1천여억 원의 출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수원시는 개발수요 증가에 따른 난개발 방지와 친환경 도시 조성, 지방재정 악화에 따른 자체 수익방안 창출, 공공개발 이익의 환원을 통한 주민 복리 증진 등을 위해 수원시 시설관리공단 조직을 변경해 ‘수원도시공사’를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지난 2월 시행한 ‘수원도시공사 설립 타당성 용역’ 결과에 따라 수원도시공사가 설립되면 생산유발 1조 4497억 원, 부가가치유발 4613억 원, 고용유발 6525명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주거복지 사업 시행에 따른 서민 주거 생활 안정과 도시개발의 계획적 관리, 재정 능력 강화, 지역개발 사업의 재투자를 통한 지역경제의 활성화, ‘시민의 정부’ 운영에 걸맞은 ‘개발행정의 자주화를 통한 자치실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