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Q : A는 집주인인 B와 2년 전에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보증금 2억원에 임대차 하여 살았습니다. 최근에 그 만기가 다가오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려고 B에게 통보하고 새로운 집을 구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그리고 B에게 알렸더니 B는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기 전까지는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계약기간도 끝나가고 있는데 A가 보증금을 확보하고 회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변)
A : 위 사례에서 A는 당장 이사를 해야 할 상황입니다. 보증금도 받지 못하고 이사를 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들 것입니다. 주택임대차 보호법에서는 임차인이 대항력과 우선변제적 효력을 갖추고 있으면 임대인의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습니다.
대항력이란 어떤 법률행위의 당사자가 그 당사자 사이뿐만 아니라 제3자에 대해서도 그 법률행위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즉, 임대차계약에서 A가 임차권을 B에게 주장할 수 있지만 제3자에게는 할 수 없는데 대항력을 갖추게 되면 B뿐만 아니라 제3자에게도 위 아파트에 대한 임차권을 주장하여 방해를 받지 않고 사용·수익할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는 임차인은 점유(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전입신고)를 마치면 그 다음날부터 대항력을 가지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선변제적 효력이란 채무자에 대해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변제를 받을 수 있는 효력을 말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에서는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추었을 때 임대차보증금에 대한 우선변제적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A가 우선변제적 효력을 갖추려면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센터에 들러 주민 등록(전입신고)를 하면서 동시에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두어야 합니다. 그러면 그 다음 날부터 우선변제적 효력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현재 A는 위와 같이 우선변제적 효력을 갖추고 있는데 이사를 해야 할 상황입니다. 또 우선변제적 효력이 유지되려면 점유를 계속하여야 합니다.
이사를 하게 되면 점유를 할 수 없어 우선변제적 효력을 잃게 되어 임대차보증금을 확보할 수 없게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 보증금 회수를 위한 안전장치로서 “임차권등기명령에 의한 임차권 등기”라는 것이 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임차권 등기명령에 의한 임차권 등기는 임대차가 종료된 후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하여야 할 형편일 경우 관할지방법원, 지원 또는 시군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여 임차권을 등기하는 제도입니다.
이와 같이 임차권을 등기해 두면 이사를 해서 그 집에 살지 않더라도 그 집에 대한 임차권의 효력으로서 대항력과 우선변제적 효력을 유지하게 되므로 임대인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확보해 둘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새로운 곳에 이사를 해서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는데 아무런 지장도 없습니다.
임차권 등기는 보증금의 전부나 일부를 받지 못한 경우에도 신청이 가능하며 신청 시에는 임대차계약일자, 임대차보증금액수, 전입일자, 점유개시일자 등을 상세히 기재하고 임대차계약서, 주민등록등본 또는 초본 등을 첨부하면 됩니다. 그리고 임대인의 동의가 없어도 신청 가능합니다.
임차권 등기가 이루어지면 이전에 취득한 대항력과 우선변제적 효력은 그대로 유지되며 다른 곳으로 이사하거나 주민등록을 옮겨도 됩니다.
다만, 이러한 효력은 임차권이 등기된 후에 발생하므로 임차권 등기명령을 신청했다고 바로 이사를 하면 안 되고 등기가 되었는지 확인한 다음 이사하거나 전출하여야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임차권 등기를 경료한 후 이사와 전출을 한 다음, 임대인을 상대로 보증금반환 소송을 제기하는 절차를 밟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임대차보증금을 확보하고 회수하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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