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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칼럼] 정치인이여 이름 걸고 영혼을 담아 책을 쓰라
선거 앞두고 홍보와 모금을 위한 책 발간은 환경파괴요 공해일 뿐
 
이균 기자 기사입력  2018/03/08 [10:55]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북콘서트’가 곳곳에서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전 90일(3월14일)부터 출판기념회를 열 수 없는 만큼 3월에 집중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원래 출판기념회는 아주 의미 있는 행사다. 책을 낸다는 자체가 대단한 일이기 때문이다. 뼈를 깎는 고통으로 채워진 글들. 위험을 무릅쓰고 담은 사진들, 그리고 그림. 그밖에 저자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자료들이 정리된 책. 이 책이 세상에 나온다는 것은 기념할 일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를 축하하고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가 출판기념회다.

그런데 이런 출판기념회가 정치인으로 넘어오면 얘기는 달라진다. 목적이 달라진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나온 정치인들의 책은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글을 써봤거나 편집을 아는 사람이라면 졸속으로 제작됐음을 바로 알 수 있다. 목적을 위해 기획출판 된 책이란 얘기다. 서점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모든 정치인이 다 그렇다고는 할 수 없다. 평소 자료를 모으고 꼼꼼하게 책다운 책을 펴내고자 노력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정치인은 ‘홍보’와 ‘모금’즉 선거용으로 책을 만들고 있다. 버젓이 자신이 이름이 저자로 표기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대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의 인기가 이만저만 아니다. 정해진 가격은 있어도 웃돈을 내고 사간다. 이런 노다지가 어디 있을까? 바로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하는 이유다.

책값은 보통 1만5000~2만 원 정도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출판기념회에서 지지자들은 보통 5만 원짜리 한 장을 넣는다.

아예 봉투에 책값을 넣고 책한 권을 달랑 받아가는 사람도 있다. 100만원이든 1000만원이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럼 정치인들의 책 원가는 얼마나 들어간 것일까? 물론 대필작가 사진작가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진다. 제작과정도 적잖은 변수다.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의 자서전을 김수현 작가가 대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럴 때는 부르는 게 값이 아니겠는가?

일반적 출판사 요구가격은 통상 1000부에 1000만 원 정도다. 여기에 대필 작가료가 포함됐다면 괜찮은 편. 아니면 대필료를 별도로 정한다.

출판사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대필작가의 경력이 10년 정도면 1500~2000만원. 그 이상 경력이라면 협의가격이다.

여기에 장소대여와 이벤트업체에 지급하는 비용도 들어간다. 출판기념회 장소는 호텔, 예식장, 지자체행사장 등 다양하다.

대부분 3시간 정도를 빌리게 되는 데 약 500~1000만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또, 행사기획과 녹화 사진촬영 사회 안내서비스까지 맡는 이벤트업체 비용은 약1000만~1500만 선이다. 결국 저자는 약 3000만원 정도는 투자해야 한다.

그렇다면 수익은 어떻게 나올까?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선거 임박해 열리는 정치인 출판기념회 임에도 불구하고 선거법은 물론, 청탁금지법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김영란법 사각지대인 셈이다. 따라서 내는 사람 마음이다. 신기하게도 화환은 10만 원으로 제한선이 있다.  

그렇다보니 출판기념회 한 번에 1억 원은 기본이고, 누구는 5억 원을 넘게 벌었다고 한다. 출판기념회를 찾아 책값으로 사전로비를 하고 있다는 말도 나올 지경이다.

따라서 정치인에게 출판기념회는 ‘꿩 먹고 알 먹는’행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출마를 하지 않는 정치인도 출판기념회를 연다. 이건 무슨 일인가?

자칫 출판기념회가 정치꾼 돈벌이 행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저기서 열리는 출판기념회가 ‘먹퇴 출판기념회’는 아닌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책을 내는 것은 막을 수 없다. 막아서도 안 된다. 정성을 다해 남기고 싶은 글과 철학을 담은 책이라면 누구에겐가 감동을 준다. 교훈을 준다.

따라서 정치인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는 책을 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생각을 그리고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기 위해 오피니언 리더다운 책 한권을 위해 많은 노력했으면 고맙겠다. 자신을 위해서라도 의미있는 일임이 분명하다.  

분명한 것은 선거 앞두고 하는 출판기념회는 이제 규제가 필요하다. 언제까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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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08 [10:55]  최종편집: ⓒ 데일리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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