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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박사 (캐나다 맥길대 대학원 지구물리학)..<캐나다-미국> 4,000km 자전거 여행기-8
2021 년 7월 어느 날...장거리 자전거 여행이 내게 가져다준 도전: 스스로에 대한 관찰, 이해와 포용 그리고 성장
 
이균 기자 기사입력  2021/11/18
▲ 지난 7월19일 일리노이주의 Watseka 라는 타운에 도착했을 때 한겨레 박사 모습.  먼 거리를 자전거로 달려왔지만 지친 기색보다 행복한 표정이 더 역력하다.     © 이균 기자


중학교를 마치고 캐나다로 유학을 떠난 아이. 그 이유는 입시 위주 한국교육에 적응하지 못해서였다. 집안의 든든한 지원조차 받을 수 없는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유학길. 그로부터 16년. 그동안 말로는 다할 수 없는 수많은 역경과 도전이 반복됐다. 그 주인공 ‘한겨레’ 양이 드디어 박사학위를 마치고 자전거 여행길에 올랐다. 뉴멕시코주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박사 후 연구원(post-doctoral researcher)을 하기 위해 떠나는 길이다. 그는 “인생의 절반을 보낸 캐나다를 떠나면서 그동안 거쳐온 장소들과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 인사하고, 이 큰 나라를 직접 페달을 밟으며 돌아보고 천천히 인사를 하고자 하는 나의 마음이 이번 여행의 동기”라고 말했다. <캐나다 몬트리올>~<미국 뉴멕시코주 Los Alamos>까지 4,000km를 홀로 달리며 생각하는, 또 하나의 경험. 자전거 여행 중 틈틈이 기록한 내용을 연재한다.

 

캐나다에서 미국까지 가는 장거리 자전거 여행을 시작하고 나서 주변의 많은 친구와 지인들에게 정말 많은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 

 

고등학교 당시 알고 지냈던 친구가 페이스북 포스팅을 잘 보고 있다며 15년 만에 연락이 오기도 했다.

 

또, 코로나 때문에 거의 2년을 보지 못한 대학원 동료가 아주 오랜만에 연락이 돼 “최근에 아기를 낳았는데 힘차게 움직이는 아기를 보니 네 생각이 났다”는 감동스러운 말을 전해주기도 했다.

 

자전거 여행을 통해 지구 여러 곳에 있는 연락이 뜸하던 사람들과 다시 교류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나를 알고 계시는 엄마 친구들의 응원과 걱정도 듬뿍 전해 받아 하루하루 즐겁고 무사히 자전거를 탔다.

 

앞 편에서 말했듯 내 자전거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주변과 자신을 돌아보고 관찰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수 없는 응원의 메시지를 받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을 발견했다.

 

대부분의 메시지에는 ‘끝’ ‘목적지’ ‘남은거리’ ‘치열함’ ‘자신과의 싸움’ ‘인내’ ‘고통’ ‘도전’ 등의 단어가 들어있었다. 

 

외국 친구들, 한국 친구들 가릴 것 없이 이런 표현을 썼다는 것도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점이었다.(영어로는 “Hang in there!” “Almost there!” “Challenge” 등의 표현이 쓰였다.)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보낸 이들의 진심 어린 관심과 응원에 마음이 따듯해지고 인간애(愛)를 느꼈다.

 

이와 동시에 이런 표현들과 마주칠 때는 이 자전거 여행에 있어서 나의 목적과 도전의 대상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내 생각과는 조금 다르게 투영되고 있는 것 같아 거기서 오는 약간의 괴리감을 느끼기도 했다.

 

현대 사회에 사는 우리는 과정보다는 ‘끝’에 보일 달콤한 열매에 대해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한다.

 

‘과정’에 있어서는 내 자신과 타협하지 않고 앞으로 달려 나가는 ‘불타는 의지’를 칭찬하곤 한다.

 

나는 오늘을 사는데 집중하고, ‘오늘 자전거를 타며 이런 일이 있었다’라는 이야기를 전하는데, 남들로부터 ‘거의 다 왔다’ ‘조금만 더 버텨라’ ‘끝이 보인다’는 말이 돌아올 때면 의아스럽다.

 

이것이 응원임을 알기에 감사하면서도 ‘왜 나는 오늘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많은 이들은 미래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라는 의문이 들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나는 당장 주어진 하루 안에서(힘이 드는 것에 별 관계없이) 진심으로 자전거 타는 것을 즐기면서 살아있다. 

 

이런 가운데 내 자신을 느끼고, 나의 경험을 축적시키는데 온통 집중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사람들에겐 다르게 보이나 보다.

 

내가 하루하루 고통을 견디며 스스로와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도착지에 닿기만을 바라며 자전거를 타고 있는 것처럼 보는 것 같아 또 고개를 갸우뚱했다. 

 

나는 ‘어떻게 하면 의미 있고 멋진 인생을 살까?’라는 고민을 어릴 법한 20대에 가졌다. 

 

뭔가 대단하고 장황한 답이 있을 것 같았지만 결국 몇 년을 돌고 돌아 깨달은 나만의 답은 조금 허탈하게도 ‘오늘 하루를 의미 있게 잘 사는 것’이었다. 

 

나는 살아가며 미래에 반드시 달콤한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 자체에서 가장 큰 의미를 찾기 때문에 현재에 최선을 다한다. 

 

결말이 달콤할지, 그렇지 않을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다가올 결말에 대한 희망이 삶에 대한 나의 자세와 노력을 크게 좌지우지 하지 않는다. 

 

방향성을 간직한 채 과정에서 의미를 찾고 최선을 다하며 즐기다 보면 끝은 어떤 형태로든 올 것이고 내용은 자연히 좋은 쪽으로 흐를 것이라 생각한다. 

 

그 내용과 결말이 이번 여행에 관한 것이든, 이번 년도에 관한 것이든, 내 인생 전체에 관한 것이든 말이다.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된 이후엔 더욱 현재에 집중하며 살게 되었고, 그에 더하여서 내 자신은 스스로의 적으로 삼아 치열하게 싸우고 정복할 대상이 아니라 사랑하고 이해 해야할 대상이라는 것도 함께 알게 되었다.(자신을 이해한다는 것은 본인의 몸과 마음이 더 쉽고 편한 길을 택하도록 타협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물론 타인과 다투고 화해하면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처럼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겠지만 그 싸움의 궁극의 목적은 자신을 이기는 것이 아닌 이해하게 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 발 더 나아가 말 한다면, 우리가 모두 우리 자신을 마음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었을 때 비로소 주변 환경과 사람들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이것은 개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각자의 장점을 효율적으로 끌어내 더불어 사는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일 것이라 생각한다. 

 

표면적으로는 내가 캐나다에서 미국까지 수 천 킬로의 거리를 자전거로 간다는 것과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이 여행의 도전이자 목적이라고 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 이것들은 애초부터 내 여행의 수단일 뿐이었다. 

 

이는 자전거를 타는 기간동안 내 자신에게 집중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함으로써 인생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거나 예전에 깨달았던 것들을 다듬을 기회를 제공하는 수단을 말한다. 

 

이 여행이 내게 주는 진짜 도전은 바로 매일 깨어있는 정신과 몸으로 나 자신 및 세상과 조우하고 동행하는 것, 그리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어 질 때 받아들인 후 헤쳐나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나의 생각과 행동의 패턴을 관찰하고 더 잘 이해하여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을 다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도전의 성공과 실패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내가 스스로를 더 이해하게 되었는지, 이 지구와 사람들을 더 사랑하게 되는 인류애를 키웠는지에 대한 여부로 정해질 것이다. 

 

더 나아가, 이 도전은 이번 여행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계속 마주칠 도전일 것이며 하루하루 잘 살도록 노력하게 할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본질적인 도전을 마주하기 위해 나는 매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자전거를 탄다. 오늘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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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988년생 (여)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물리학과 학사

*캐나다 맥길대학교 지구 및 행성과학 박사

*미국 로스앨러모스 연구소(LANL) 포닥과정 8월 시작

*히말라야 트레킹 6번

*국토대장정 (해남에서 임진각까지)

*토론토에서 철인삼종

*키르키스스탄 오지탐험 (방송사 따라감)

*태권도 5단, 3급 사범자격증

*축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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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박사가 “자전거 여행에서의 일상을 보여드리기 위해 샘플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이것은 캐나다 퀘벡 주 몬트리올에서 부터 미국 뉴멕시코 주의 로스 앨러모스 까지 저의 장거리 자전거 여행을 기록한 첫번째 영상입니다. 영어와 한국어를 왔다갔다 하며 가끔 자막이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잘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 한겨레

 

“This is my first vlog for my bike trip from Canada (Quebec) to the US (New Mexico).

 

I go back and forth between speaking Korean and English, and subtitle is included sometimes. It is not perfect, but I hope you enjoy!” - Holly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app=desktop&v=sTzyvg9q2ak&fbclid=IwAR1FtmesQ18CblJQZNa29rbcv-jrvqg6VXViK5fxZPhCII060MHs3Ypm06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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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11/18  최종편집: ⓒ 데일리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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