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정자교가 무너진 현장을 찾은  신상진 성남시장.

100만 특례시를 눈앞에 두고 있는 성남시. 살기좋은 도시라는 의미로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말까지 있는 성남시. 그런 성남시 도시 이미지가 무너졌다. 어이없는 사고 때문이다.

지난 5일 오전 9시 45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00-3번지에 있는 정자교가 무너지면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기소방본부가 제공한 CCTV 화면을 보면 당시 교량 위에는 사고를 당한 2명을 포함 6명의 시민이 있었다. 그나마 출근 시간이 조금 지났기에 더 큰 사고는 피했다고 할 수 있다. 

정자교는 1기 신도시가 조성되던 지난 1993년에 지어졌다. 30년 된 노후교량인 만큼 성남시의 관리는 빈틈이 없어야만 했다. 하지만 성남시는 허점을 보였고 결국 사고로 이어졌다.

정자교는 2021년 5월 정밀점검 결과 보수가 필요한 C등급을 받고 지난해 8월29일부터 3개월 동안 바닥판 표면보수 단면보수를 했다. 그후 ‘중대 결함 없음’으로 점검 ‘B등급 양호’를 받았다.

그럼에도 정자교는 무너졌다. 보수를 했고, 안전 양호판정을 받았기에 부실점검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붕괴사고가 성남시에서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시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 "붕괴순간" 경기소방본부가 제공한 CCTV 화면

5년 전 2018년 7월 분당구 야탑동에 있는 야탑10교에서 교량 균열사고가 발생했다. 원인은 교량 하부에 있는 수도관이 터지면서 일어난 사고로 밝혀졌다. 

당시 시민들은 교량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고, 성남시는 안전점검 약속으로 풀었다.

성남시에는 현재 211개의 교량이 있다. 정자교와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불정교를 비롯해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은 24개다. 

탄천에 놓인 교량 대부분은 도심과 아파트 단지를 연결하고 있다. 시민이 불안에 떨치지 못하는 이유다. 

사고 소식을 접한 한 시민은 “무너진 정자교는 등하굣길 학생들은 물론 출퇴근 시간에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다리이기도 하지만 날씨가 좋았던 지난주 휴일에는 많은 인파가 이 다리를 건너 다녔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살기좋은 도시 이미지로 주변 지자체의 부러움을 샀던 성남시다. 하지만 선거 후 정치 바람에 압수수색이 빈번했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단체장이 바뀌었지만 지금도 바람 잘 날 없다.

여기에 이번 정자교 붕괴로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력까지 의심받으면서 성남시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브리핑에서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성남시 전체 교량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통해 시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향후 이러한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문가는 “대부분 지자체가 예산부족으로 교량관리에 적정한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밀진단의 경우에도 육안점검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구 100만을 눈앞에 둔 성남시가 이 정도 인데 소규모 지자체 교량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단 말인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SNS에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했다. 형식적인 견해에 가깝다. 경기도 곳곳에는 정자교보다 부실하게 관리되는 교량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추후 어떤 조치를 내릴 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현재 정자교 붕괴원인은 조사 중이다. 원인 찾기? 당연히 중요하고 필요하다. 그러나 그 결과는 비전문가도 미리 알것만 같다. 30년이 된 다리붕괴 원인은 뻔한게 아닐까? 관리부실이다. 

현재 전국에는 3만8722개 교량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20%가 정자교와 비슷한 규모의 100m 미만의 다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많은 다리를 이용하는 많은 사람 중 어느 누가 출근길에 다리와 함께 무너지는 주인공이 될 지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다리가 벌벌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