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스스로 기강을 무너트리는 근무행태를 보여 위원들로 부터 지적을 받았다.(경기도의회 2023 경기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 모습)

올해는 유난히 교육현장이 뜨거웠다. 교권과 학생 인권이 충돌한 한해이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관심을 끈 ‘경기도의회 2023 경기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와 교육기획위원회는 약 22조 예산을 쓰는 경기도교육청 행정 사무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불통’‘부실’‘졸속’‘탁상‘ 단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경기도의원들이 지적한 사항들을 중심으로 들여다 봤다. 

오후 4시 조퇴하고 전체 회식 가능한 부서가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스스로 기강을 무너트리는 근무행태를 보여 논란이다. 그곳이 공직 기강을 바로잡아야 할 감사관실이라서 더 충격이다.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문승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남1)과 김광민 의원(더불어민주당, 부천5)은 감사관실 직원들이 근무시간 종료 전 조퇴 후 모여 전체 회식한 행태를 강력하게 질타했다.

사건은 올 2월 15일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 소재 한 식당에서 일어났다. 오후 6시 감사관실 전체 회식 때문이었다. 

이날 회식은 남부청사와 북부청사 감사관실 소속 직원 55명 중 5명을 제외한 전원이 참석했다.

문제는 한창 근무할 시간인 오후 4시부터 개인적 이유로 조퇴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식당이 성남시에 있는 관계로 사전조퇴는 예견됐던 것.

수원 남부청사(약 20여㎞) 의정부 북부청사(약 50여㎞)에서 성남 식당에 6시까지 참석해야 했기에 조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

물론 공식적으로 조퇴는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부서 회식때문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도교육청 기강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100만 원에 가까운 회식비는 업무추진비로 계산됐다. 비공식 행사인 만큼 이 역시 말이 많다.

문승호 의원은 “학교 일선에서 일하는 공무원 및 공무직원들의 소외감·박탈감을 유발하는 행위임과 동시에 도민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태였다”고 지적했다.

김광민 의원은 "특히 법을 준수해야 할 감사관실이 행위에 어의가 없다"며 "업무추진비는 도민 혈세인 만큼 내 돈처럼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감사관실은 "업무 외적인 회식이었기 때문에 조퇴 후 회식을 했다“며 ”업무였으면 출장을 달았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문승호 의원은 감사관실이 이처럼 비위를 저지를 수 있는 것은 “감사처분심의위원회도 감사관 소속 직원이 다수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투명성과 청렴성 확보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채용비리 윗선은 감사 대상에서 빠져나간 정황?

경기도교육연구원 행감에서도 해이한 근무태도가 포착됐다. 도교육연구원이 행감을 앞두고 도의회가 요청한 인사채용 비리와 관련한 감사자료 제출을 이유 없이 거부했기 때문.

경기도교육연구원은 2013년 9월 경기도교육청이 출연해 재단법인으로 전환된 연구기관으로 경기도의회의 행감 대상 기관이다.

그러나 도연구원은 의회가 요청한 행감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이에 의회는 도민을 무시하고 의회를 능멸하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도연구원은 채용비리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공공기관의 정보에 관한 법률 제9조를 근거를 들며 비공개 정보 대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의회측은 행정절차법 및 시행령 규정을 위반한 행위라며 충돌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도연구원이 지난달 말 직원 A씨를 업무방해(채용 비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A씨 때문에 올 3월 진행된 도교육연구원 정규직 1차 채용(부연구위원) 때 면접전형 합격후보자 순위가 변경됐다는 것.

이에 대해 도교육청 감사관실도 교육연구원 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A씨가 면접 전형 평가 집계자료를 연구원장에게 전달, 전형위원들의 평가표를 수정하는 과정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것이 혹 감사 대상에서 윗선은 빠져나간 정황과 연관된 것이 아닌지 의심간다"며 문제점을 언론에 털어 놓았다.

이처럼 올해 경기도의회 행감을 통해 도교육청의 해이한 근무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가장 기강이 바로 서야 할 감사관실이 흔들리면서 곳곳에서 부실행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