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시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 기자회견 현장. 신상진 시장이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 이균 기자

성남시에는 개발 트라우마가 있다. 대장동 백현동으로 이어지는 숱한 말말말들. 성남시 개발사업은 여의도 서초동을 중심으로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잊을만하면 성남시가 등장한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이익 회수냐? 특정 민간기업 특혜냐? 공방은 여전하다. 성남시는 그 과정을 겪으며 불공정 중심에 서 있다. 

지난 28일 열린 성남시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 기자회견 현장. 그곳에서 성남시 개발 트라우마는 고스라니 드러났다.

먼저 회견장 배경 문구가 눈에 띄었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추진합니다” 지난 개발과 다르다는 차별을 강조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신상진 시장 첫마디는 더욱 의미심장했다. 신시장은 “그간 예비 평가위원 명단 유출 의혹, 제2의 대장동 우려 등 고비도 있었지만,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오늘 첫 항해 소식을 알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장동 사건을 비롯해 그로 인해 손상된 성남시 이미지를 의식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성남시에는 개발 트라우마가 있다. 대장동 백현동으로 이어지는 숱한 말말말들. 성남시 개발사업은 여의도 서초동을 중심으로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 “투명하고 공정하게 추진합니다” 성남시 기자회견 배경에 쓰인 문구. 지난 개발과 차별을 강조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기자들 질문도 그랬다. 대장동과 차별화되는 부분에 대해 집중 물었다. 개발이익 환수와 관련해 질문이 이어졌다. 모두가 대장동 사태를 염두에 둔 말이 아닐 수 없다. 

신시장은 이어 “백현마이스 사업은 공정성과 투명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대한민국 민관 합동 개발사업 역사에서 모범 사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역시 오점 없는 사업 마무리에 대한 강한 의지 표명이다. 모두가 성남시 이미지 개선을 위한 발언이다.

그래서 백현마이스 도시개발 사업의 진행은 신중하게 진행됐다. 이 사업의 도시개발 구역은 전임시장 때인 2020년 12월 28일 지정 고시됐다. 

따라서 도시개발법상 개발구역 지정 후 3년 이내(2023년 12월 27일)에 사업시행자가 시에 실시계획 인가신청을 하지 않으면 구역 지정이 자동 해제돼 사업권을 자동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막바지까지 진통이 있었다. 마감일 며칠을 남긴 막판에 실시계획 인가신청을 마쳤다. 성남시의 공정한 일 처리를 위한 노력을 읽을 수 있다.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23년 9월 27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성남마이스PFV(메리츠증권 컨소시엄)과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연대책임 조항 문구 추가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성남시가 사업을 제대로 마무리 짓기 위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 대목이다.

성남마이스PFV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50%+1주,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이 50%-1주를 출자한 특수목적법인이다. 

메리츠증권, DL이앤씨, 삼성증권, 태영건설 및 전략적 출자자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있던 이 날 태영건설 워커아웃 뉴스가 터졌다. 이 역시 기자회견 주요 질문 가운데 하나였다. 

성남시는 “안정적 개발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인 만큼 채권단에서 사업에 차질 없이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시장은 이번 사업은 민간사업자 이익 대신, 시의 이익을 극대화한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현마이스 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번지 일원 20만6천㎡(약 6만 2000평)에 총사업비 6조 2000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다. 

따라서 사업이 완료되면 공공기여와 토지 매각 대금, 개발이익을 모두 합쳐 2조 4000억 원의 이익을 성남시가 얻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등장한 태영건설 워커아웃 사태. 성남시가 예민하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일을 처리한다고 해도 마무리까지 변수는 있기 마련이다. 위기 관리능력 대처까지 갖춰야 하는 노력도 성남시 몫이다. 

백현마이스 사업이 완료되면 전시컨벤션 시설, 공공지원시설, 호텔, 업무시설, 쇼핑몰, 공동주택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이 사업은 2025년 상반기에 착공, 2030년 하반기에 준공 예정이다. 그때까지 성남시 바람대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착착 진행되길 기대해본다. 

그동안 성남시 이미지는 그 기운이 쌓여가며 이곳저곳에서 변해가고 있으리라 확신한다. 

‘듣보쓴’-<듣고 보고 쓴다>의 줄임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