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마케팅으로 정치적 입지를 굳히려는 채인석 화성시장

채인석 화성시장이 지난 8월 11일 오전 비서를 동행하고 목민관클럽 북유럽 연수를 떠나는 길이었다. 채 시장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받은 봉투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민원서류인 줄 알았는데 1000달러가 들어 있었기 때문. 이를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이 같은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일 처리를 놓고 곤혹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유럽연수와 돈봉투 의혹에 가려진 그의 행보는 또 다른 관심거리다. 연수도중 일정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무엇이 채 시장을 목민관클럽 연수 도중 미국으로 향하게 했는지 이를 집중분석했다.  

북유럽연수 후 미국행...그의 행보 뒤 보이는 돔구장
조만간 인구 100만 도시 야구장건립 차근차근 준비
야구로 정치적 입지 굳히자...재선 이어 3선까지 계획

채 시장, 유럽방문 도중 미국행 왜?

채인석 화성시장은 지난 8월 11일 목민관클럽 북유럽 연수를 위해 출국했다. 채 시장은 이번 출장에 비서와 대동했다. 출국 전 공항에서 혼란한 틈을 타 채 시장에게 의문의 봉투가 전달됐다.

채 시장은 같은 달 29일 자신의 sns에 "지난 11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봉투를 받았다. 21일 일정을 마치고 짐 정리하다 봉투를 확인했다"며 "민원서류인줄 알았는데 1000달러가 들어 있었다. 누가 줬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감사실에 맡겨 놓겠으니 찾아가 달라. 기간 내 찾아가지 않으면 규정대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9월 30일 시 감사부서를 통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렇게 채 시장의 의문의 돈봉투 사건이 수면위로 부상했다.

이와 함께 채 시장의 미국행도 또 다른 관심을 끌고 있다. 유럽일정을 마무리하지 않고 진행된 미국행은 주묵받기에 충분하다. 

채 시장은 북유럽 연수 도중인 8월 17일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및 선진시설을 참관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뱅크파크 구장 시설을 견학하고 경기도 관람했다. 또 윌리엄스포트 야구장에서 열리는 리틀월드시리즈를 관람하고 한국 선수단을 격려했다.

채 시장의 목민관클럽 북유럽 연수는 8월 11일부터 21일까지로 잡혀있었다. 핀란드, 스웨덴, 덴마트 등에서 지자체 차원의 진로.직업교육을 혁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그런데 채 시장은 연수일정을 모두 마치지 않았다. 연수도중인 8월 17일 뉴욕으로 이동했다. 이유는 화성시가 내년 3월 국내 최대 규모의 유소년 야구장인 '화성 드림파크' 준공을 앞두고 2016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및 선진시설 참관 때문이었다.

채 시장의 미국 출장에 동행한 인물은 화성시의 체육 진흥을 책임지고 있는 체육진흥과장과 체육시설팀장, 스포츠마케팅팀장이 함께했다.

이 대목에서 채 시장이 동행한 화성시 직원의 직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출장의 의미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10구단 도전 속내 내비추기도

2012년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이 야구계 최고의 화두였다. 당시 채 시장은 동탄2신도시에 민자유치 전천후 돔야구장 건설계획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2017년 이전까지 동탄2신도시 공원부지에 3만5천석 규모의 돔 야구장을 건립할 계획을 밝혔다.

시는 LH가 기부채납 하는 동탄2신도시 공원부지 30여만㎡ 가운데 26만4천∼29만7천㎡ 규모의 돔 야구장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런 계획을 가지고 있던 채 시장의 이번 미국 출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화성시는 급속하게 인구가 팽창하고 있다. 화성시의 2016년 현재 인구는 62만이 넘는다. 동탄1에 이어 동탄2 등 신도시가 개발 중에 있다. 앞으로도 급속하게 인구가 증가해 수년 내에 인구가 100만에 육박할 수 있다.

이웃 수원시는 인구 125만에 10구단의 주인이 됐다. 인구 100만을 바라보고 있는 화성시의 수장인 채 시장이 충분히 그릴 수 있는 그림이다.

채 시장, 야구장으로 3선까지?

채 시장은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화성시장에 당선됐다.

이후 채 시장은 2014년 6.4지방선거에 재선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초선 시장이다.

2014년 7월, 6.2지방선거에서 회계책임자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선 무효형이 확정됐다. 재선이지만 초선 시장이 된 것이다.

채 시장은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자신의 족적을 확실히 남기고 재선 3선을 위한 정책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채 시장은 앞으로 두 차례 더 시장 선거에 나설 수 있다. 채 시장에게는 그 원동력이 필요하다. 돔야구장 프로구단 유치는 채 시장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화성시에는 넥센2군이 연고하고 있다”며 “돔구장이든 아니든 야구장을 건설하려면 프로구단이 있어야 되는데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 관계자의 답변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채 시장의 행보가 수상하다.

▲ 지난 6월 개최된 화성 드림파크 야구장 기공식 모습

왜 프로야구인가? 정치인은 안다
 
수원시는 10구단 유치를 놓고 전주시와 경쟁을 벌일 때 125만 시민이 하나가 됐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2014년 6.4지방선거에서 무난히 수원시장에 당선됐다. 당시 김용서 전 수원시장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적수가 되지 못했다.

화성시는 지난 6월 우정읍 매향리 일원에 24만2689㎡ 규모로 리틀야구장 4면, 주니어야구장 3면, 여성야구장 1명 등 총 8면을 짓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유소년 야구장인 '화성 드림파크'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에 앞서 시는 2014년 한국리틀야구연맹과 MOU를 체결했다. 유소년 야구발전과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상호협력하고 한국리틀야구연맹도 화성시로 이전하기로 했다.

화성시는 야구장 조성과 한국리틀야구연맹 이전으로 한국리틀야구연맹이 주관하는 전국대회를 통합 개최할 수 있게 됐다. 유소년 야구의 중심지가 된 셈이다.

이제 남은 것은 돔구장 건설과 프로야구 유치인 셈이다.

수원 연고인 10구단 kt wiz는 첫해 신생팀 역대 최다 관중인 64만5천465명을 기록했다. 그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시민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처럼 인기 스포츠는 시민을 단결시키는 매력이 있다. 정치인이 스포츠마케팅을 활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군사 정권시절 프로야구가 출범한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채시장이 돔구장을 꿈꾸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