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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지방분권’ 전문가에게 듣는다 수원시정연구원 이재은 원장
부실한 지방자치조항 지방분권형으로 바꾸는 것 급선무
 
이종성 기자 기사입력  2017/01/22 [10:52]
▲ 지방자치 범주를 확대하는 헌법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재은 수원시정연구원장     © 이종성 기자


중앙집권적 정부체계 국민들의 요구 충족시킬 수 없어

지방분권 5개년계획에 따른 입법조치 빨리 추진되어야
주민이 행정·재정 의사결정 과정 참여하는 길 열려 
對人사회서비스 지방정부, 더 효율적으로 제공가능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1990년대 부활되면서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는 매우 제한적인 형태로 설정됐다. 국가사무의 30%만이 자치사무로 이양됐다. 또한 지방세의 비중도 총 조세의 2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대단히 중앙집권적 성격을 띠고 있다. 지방자치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경찰자치와 교육자치 역시 중앙정부가 장악하고 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등 정국이 혼란스럽다. 이런 가운데 개헌이 화두로 떠올랐다. 국회 개헌특위가 활동을 시작했다. 지방정부에서는 지방분권형 개헌을 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의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지방분권이 무엇이며 지방분권이 국민에게 주는 의미는?

 

▲지방분권은 통상 중앙집권에 대응되는 말이다. 국가의 역할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 구성된다. 그런데 20세기에는 급속한 독점자본주의화에 수반해 강력한 중앙집권화경향을 보였지만 1970년대 이후 케인스주의적 복지국가체제가 한계에 직면하며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진전되면서 급속하게 신자유주의적 개혁이 시작되었고,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의 권한 또는 책임을 주정부나 지방정부로 이양하며 복지국가체제의 축소를 지향하는 지방분권개혁이 전개됐다.

 

그러나 복지국가적 사회안전망이 취약했던 국가에서는 오히려 분권형 복지사회를 지향하는 개혁이 추진되기도 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여건 하에서도 공통적인 현상은 강력한 중앙집권체제에서 지방분권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이 전개되어왔다.


한국에서도 경제개발계획기에 형성된 강력한 중앙집권적 독재체제가 1987년 민주화과정을 변모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1991년 지방자치의 부활로 이어진다. 이후 단체장과 지방의회의 주민직선이 이뤄지고 민선단체장이 출범하면서 종래의 중앙집권체제에 대한 문제점이 대두되고 이를 시정하려는 노력이 지방분권개혁으로 이어진 것이다.


주민의 삶에 직결된 서비스는 주민에 가장 가까이 있는 지방정부가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유럽지방자치헌장의 보완성의 원칙이다.

 

따라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에 권한과 재원을 보완성의 원칙에 맞게 재배분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도 종래의 중앙통제적인 지배-종속적 관계에서 지방의 자율적인 대등-협력관계로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 지방분권개혁의 핵심요소이다.


지방분권이 확립되면 주민은 자율-참여-책임이라는 분권원리에 입각해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생활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행정 재정의 의사결정과정에도 적극 참여해 책임지고, 동시에 선출된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도 주민에 설명하고 책임지는 온전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지방자치와 분권이 시대적 과제라고 한다. 그 이유는?


▲20세기말부터 급속하게 진전된 세계화 무국경화는 국경통제를 전제로 유지되어온 강력한 중앙집권적 국민국가의 황혼을 초래했다. 물자와 돈과 사람이 자유롭게 왕래하면서 국가에 의한 경제적 행정적 재정적 통제권이 약화되었고 그 이면에서 사회경제적 양극화에 수반하는 국민들의 삶의 불안이 커졌다. 지역경제의 붕괴에 따른 주민의 삶의 위기는 지방정부가 담당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저출산 고령화와 저성장화 등 사회경제적 구조의 변화도 국민의 삶의 안정을 책임져야할 국가의 역할에 한계를 드러냈다. 출산율 제고를 위한 출산?육아?보육 등의 서비스나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노인요양서비스 등 이른바 對人사회서비스는 중앙정부보다 지방정부가 더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게다가 정보화 사회의 진전은 종래의 대의제 민주주의가 지니는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주민들은 자신들의 삶에 직결된 행정 재정활동에 관한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려는 열망이 높아져왔다.


이처럼 대내외적 여건의 변화는 국가의 운영체계에 대한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특히 중앙정부에 의한 획일적 통제를 거부하고 지역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요구하는 지방분권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종래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인 지배-종속관계를 대등-협력관계로 바꾸고 또한 정부와 국민 또는 주민의 관계가 통치관계에서 협치관계로 전한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지방분권의 현 주소는?


▲한국은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된 이후 한국전쟁 중에 처음 지방선거가 실시됐지만 파행적으로 전개됐고 4.19혁명이후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주민이 직선하는 온전한 지방자치가 실시됐으나 5.16군사정변으로 지방의회가 해산되고 단체장은 임명제로 전환된 이후 1991년 지방자치가 복원될 때까지 30년간 지방자치 암흑기를 거쳤다.


그러나 1990년대 지방자치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헌법적 규정의 취약성을 배경으로 지방자치제도가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는 매우 제한된 형태로 설정됐다.

 

자치사무의 비율이 전체 국가사무의 30%에 불과하고 지방세의 비중도 총조세의 20%수준에서 거의 변동하지 않는 대단히 중앙집권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하는 사무의 양과 폭은 매우 넓다.

 

그것은 국가사무가 위임사무의 형태로 지방정부에 의해 집행되고 있고, 중앙정부가 입법활동을 통해 수시로 특정한 제도나 시설 또는 사무를 지방정부에 의무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무 사업에 필요한 재원은 자율적인 지방세나 세외수입 보다는 중앙정부에 의해 통제되는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에 의해 조달되는 구조로 돼있다.


현재 한국의 지방자치를 선진국과 비교할 때 가장 기형적인 것은 지방자치에서 가장 중요한 경찰자치는 아예 중앙정부가 장악하고 있고, 교육자치도 매우 부분적으로만 실시되고 있다.

 

나아가 사회복지분야에서도 대부분 중앙정부에 의한 획일적 제도만 시행되고 있을 뿐 자치단체가 지역의 특성에 맞는 복지제도를 실시하려고 해도 사회보장기본법에 의해 중앙정부와 협의해야 하도록 되어 있고, 분명히 협의임에도 불가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승인하지 않으면 실시할 수 없다는 식으로 지방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있다. 


흔히 한국의 지방자치를 2할 자치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991년 지방자치가 복원될 때 지방재정자립도는 66%수준이었으나 2016년도 현재 지방재정자립도는 51%수준으로 낮아졌다.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자립적인 재정운영이 가능한 자치단체를 불교부단체라고 하는데 그 숫자도 지방자치가 복원될 때는 10여개 단체이었으나 2016년도 현재 광역은 서울 하나뿐이고 기초는 경기도에 6개 시 뿐이다.


이렇게 주민의 삶에 직결된 공공서비스의 내용과 그 재원조달은 주로 중앙정부가 결정하고 지방자치단체는 그저 집행의무만 갖고 있는 한국의 정부 간 관계를 중앙집권적 분산체제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결정권은 중앙정부가 독점하고 집행의무는 자치단체가 책임지는 구조인 것이다.

 

-왜 지방분권인가? 지방분권을 실시해야 하는 이유.


▲위에서 언급한 세계화, 무국경화, 시장화, 저성장화, 저출산 고령화 등 대내외적인 사회경제적 여건변화가 더 이상 중앙집권적 정부체계로는 국민들의 요구(needs)를 충족시킬 수도 없고 주민의 삶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만들었다.

 

주민의 가장 가까이 있는 지방정부가 각종 재난으로부터 주민의 삶의 안전을 가장 잘 방어 또는 복원할 수 있으며, 저출산 고령화 등에 수반되는 대인사회서비스도 가장 잘 제공할 수 있다. 지역의 여건을 바탕으로 내생적 발전을 모색하는 것도 지방정부가 가장 잘 할 수 있다.


따라서 한편에서는 EU처럼 국가 간 연합이 강화되며 더욱 더 멀리 있는 중앙통치조직으로 권한이 집중되면서 다른 한편에서 주민의 삶에 직결된 서비스는 주민에 가까운 기초정부도 더 이양되는 상반된 현상이 전개되고 있기도 하다. 세계화와 지역화의 중첩된 현상이 세계적 추세이다.

 

-성공적 지방분권을 하기 위해 단계적 절차가 있다면?


▲가장 기본적으로는 헌법적 규정이 보완되어야 하지만 개헌에는 상당한 시간과 합의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라도 지방분권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자치발전위원회에서 마련된 지방분권5개년계획에 따른 입법조치가 빨리 추진되어야 한다.


우선 권한배분과 관련해서는 지방이양일괄법이 마련되어 있는데 국회에 이를 수용할 상임위원회가 없어서 상정이 안 되고 있다. 국회 내에 법안을 발의할 수 있는 지방분권특별위원회를 설치해야 하며 여기에서 일괄이양법이 빨리 통과되어야 1단계 지방분권계획이 시작된다.


다음으로 권한이양에 따른 재원조달방안으로서 국세와 지방세의 배분비율을 조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권한이양에 수반되는 국고보조금을 폐지하고 이에 상응하는 금액을 지방세로 이양하고 지역별 세원불균형에 수반하는 재정력격차를 시정하기 위해서 지방교부세의 배분방식을 조정해야 한다.

 

이것이 일본이 2007년도에 추진했던 3위1체 개혁이라는 것이다. 즉 권한배분의 조정에 따른 국고보조금을 정리하고 이에 상응하는 세원이양을 하고 지방교부세를 통해서 조정하는 방식이 재정분권을 위한 합리적 방안이다.


다음으로 중앙정부에 의한 지방정부에 대한 의무강제나 각종 통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새로운 사무.사업이나 시설의 설치를 지방에 의무화할 때에는 반드시 재원조달수단을 동시에 마련하는 입법과정에서의 의무조항을 지방자치법과 지방재정법에 명기해야 하고, 중앙과 지방의 갈등관계를 조정하는 별도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지방의회의 의원의 독립성이나 입법권한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초자치단체의원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적어도 기초단체에서는 중앙정치의 영향을 벗어나 자율적인 정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 지방분권이 정착되면 무엇을 얻을 수 있나?


▲지방분권체제가 확립되면 전국이 획일적인 행정이나 재정운용에서 벗어나고 특히 공공서비스가 지역의 실정에 맞게 다양하게 제공될 수 있다. 또한 자율-참여-책임이 구현되는 지방자치제도를 설정하면 지금처럼 낭비적인 지방행정과 재정이 운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쓸데없는 시설이나 축제사업 등이 주민의 부담증가를 수반할 경우에는 주민이 스스로 이러한 시설이나 축제행사 등을 거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역공동체가 활성화되면 내생적 지역발전을 위한 주민의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다.


요약하면 지역의 실정에 맞는 자치행정, 주민과 함께하는 자치행정, 주민과 단체장 지방의원이 책임지는 자치행정이 가능하고, 각 지역이 특색있는 다양한 지역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국회 개헌특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왜 지방분권형 개헌인가?


▲한국의 지방재정의 구조적 특징, 중앙집권적 분산체제의 제도적, 행태적, 구조적 요인을 살펴보고 재원확충방안을 제시했지만, 근본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에 관한 조항이 부실하게 규정된 헌법을 지방분권형으로 바꿔야 한다.


우리나라 헌법 제50조에는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서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세의 세목선택권, 과표결정권, 세율결정권이 제한되어 있다. 이는 기능배분에 따라 세출권한은 주어졌지만 세입권한이 제약을 받고 있어 공공서비스의 수혜와 그 비용의 부담이 대응관계에 있어서야 하는 자치재정권의 기본원리를 훼손하고 있다. 따라서 일정한 제한은 있을 수 있더라도 조례에 의한 세목선택권과 세율결정권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헌법 제117조 제1항에서는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헌법의 규정을 이어받은 지방자치법 제22조에서도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입법권을 제약하고 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2000년 7월에 정부의 지방분권정책에 반발하며 지방분권형 개헌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였다.


분권형국가를 지향하는 지방분권개혁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헌법에 의해 제한되고 있는 지방자치의 범주를 확대하는 헌법개정이 요구되고 있다. 지방분권형 개헌의 요구내용은 다양하지만 요약하면 대략 다음 네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현행 헌법 제8장의 제목을 ‘지방자치’에서 ‘지방분권’으로 바꾸고 제117조와 제118조의 내용을 종합하여 지방자치단체로의 분권적 개혁을 분명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자치입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법령의 범위 안에서’라는 제약을 ‘법령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라고 규정하여 완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자치재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프랑스의 헌법개정에서와 같이 지방자치단체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재원의 보유 및 조세징수권을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헌법에 ‘지방자치단체에게는 재정책임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적절한 자주재정권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포괄적인 재정자주권을 선언하고 동시에 ‘이중과세가 아닌 한에 있어서 조례로서 세목과 과세표준 그리고 세율을 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이기우 2009, 강경근 2009)


넷째 이미 크게 확대된 지역 간 경제력 격차를 반영하여 헌법에 ‘지방자치단체 간 재정력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중앙정부는 적절한 재정조정제도를 마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중앙정부의 재정조정책임을 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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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1/22 [10:52]  최종편집: ⓒ 데일리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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