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브레인시티 사업이 재개됐다. 이 사업은 그동안 수많은 이해관계와 얽혀 평택시와 시민의 발목을 잡아왔고 갈등도 많았다. 그만큼 환영의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그동안 엎치락뒤치락해온 만큼 평탄하지만은 않다. 경기도 그리고 평택과 관계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소통할 때 실마리를 풀어갈 수 있다. 다시 시작된 평택브레인시티 사업. 무엇을 풀고 무엇을 진행해야 하는 지 짚어봤다.
이행조건 불이행 시 다시 취소될 수 있어...보상문제가 관건
공재광 평택시장 “사업이 제대로 갈 수 있는 토대 마련된 것”
단계별 개발방식 도입...과도한 사업비용 분산, 재원조달 용이
경기도가 재판부의 조정 권고안을 수용하면서 2년여 중단됐던 평택브레인시티 사업이 재개됐다. 평택브레인시티 사업은 2010년 3월 일반산업단지 계획승인 이후 오랜 기간 표류했다. 2014년 4월 산업단지 지정해제라는 어려움을 맞기도 했다.
오병권 경기도 경제실장은 6월 20일 오전 10시 30분 기자회견을 통해 경기도가 2014년 4월 내린 평택브레인시티 산업단지지정 해제처분을 공식 철회하고, 중단됐던 평택브레인시티 사업이 재개된다고 밝혔다.
이어 30분 뒤인 11시 공재광 평택시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평택시의 핵심 선도사업인 브레인시티 사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참으로 기쁘고 감사한 일"이라고 경기도의 결정을 환영했다.
평택브레인시티 사업은 평택시 도일동 일대 482만4912㎡에 성균관대 캠퍼스 유치와 첨단복합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난 2007년 6월 경기도와 평택시, 성균관대가 MOU를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평택시는 지난 2월 사업성 개선을 위한 브레인시티 사업계획 변경안을 도에 건의했다. 경기도는 평택시의 건의에 따라 오병권 경제실장을 팀장으로 평택부시장, 사업시행자인 브레인시티개발(주), KEB하나은행, 성균관대, 변호사, 기업 금융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평택 브레인시티 T/F팀을 구성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왔다.
T/F팀은 8회에 걸쳐 소송해결을 위한 문제점을 도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했다.
T/F팀은 협의를 통해 평택도시공사가 30% 지분으로 참여하는 공공사업자로의 변경, KEB 하나은행과 메리츠종금증권의 1조6천억원 이내의 조건부 투자확약서와 SPC 출자확약서 제출, PF자금 조달을 위한 단계별 개발 방안 사업계획서 외부기관 검토, 사업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건설사의 책임준공 등의 방안을 도출했다.
협의에 따라 일괄 개발방식에서 단계별 개발방식으로 변경된다. 과도한 사업비용을 분산시킴으로써 재원조달을 용이하게 하고, 사업추진 속도를 향상시키고 위한 방편이다.
1단계는 성균관대 신캠퍼스와 지원시설용지 개발, 1단계의 수익금을 담보로 2-1단계 사업 재원조달, 2-2단계는 평택도시공사 직접 개발하는 구도다.
사업 시행자도 변경된다. 민간SPC→공공SPC으로 선 분양을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사업기간도 토지수용절차를 통해 약18개월 단축이 가능하다.
사업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메이저 건설사, 금융기관, 평택도시공사 등 다양한 출자자가 참여하는 출자구조로 보강했다.
평택시는 현재 5억 원인 자본금을 50억 원으로 늘리고, 이중 평택시(1억)와 평택도시공사(15억)가 16억 원을 출자해 전체 자본금의 32%를 확보하는 공공SPC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평택시는 평택도시공사에서 15억 원을 출자할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4월 KEB하나은행과 메리츠증권이 1조6천억 원 이내의 투자확약서와 3억5천만 원 한도의 SPC출자 확약서를 제출했다. 이로 인해 재원 확보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사업타당성을 한층 높였다. 공동주택과 산업용지 분양가격을 현실화해 전체적인 사업타당성을 높인 것일 뿐만 아니라 재원조달을 촉진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재판부의 조정 권고안에 따르면 ▲취소처분 철회 후 270일 이내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준공을 위한 시공사와 책임준공 약정 ▲취소처분 철회 후 300일 이내 공공사업시행자 변경 ▲취소처분 철회 후 330일 이내 공공사업시행자 자본금 50억 원 납입 ▲취소처분 철회 후 365일 이내 사업비 약 1조 5천억 원 PF 대출약정 체결 등을 이행해야 한다.
평택시는 조정 권고안에 따른 기한을 최대한 앞당겨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사업의 성공을 위해 부시장을 중심으로 TF팀을 운영하고 시와 평택도시공사, 금융, 시행사 등이 참여하는 TF팀도 운영할 계획이다.
경기도 오병권 경제실장은 "사업시행자 측이 주장한 사업변경안에 대한 현실화 여부를 놓고 고심했으나 불확실한 부분에 대해 재판부가 기한 내 이행 조건을 설정했다"며 "재판부 조정 권고에 따라 기한 내 이행조건을 이행하지 못한 경우 다시 직권으로 취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재광 평택시장은 "지금 브레인시티 사업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 이제야 제대로 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 자만하거나 방심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